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요즘 K-콘텐츠는 글로벌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만드는 콘텐츠들이 단순히 잊히지 않고 어떻게 확산하고 전달할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박상혁 CJ ENM 플랫폼사업 미디어BU장)
tvN은 16일 서울 마포구 CJ ENM에서 열린 ‘크리에이터 톡 2026’에서 올해 드라마와 예능 부문에서 거둔 성과를 발표하고 하반기 공개될 작품들을 소개했다.
박상혁 BU장은 “tvN은 단일 채널 가운데 가장 많은 IP를 선보이고 있는 채널”이라며 “올해는 공감을 이끄는 이야기부터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콘텐츠까지 트렌디한 소재와 다양한 장르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CJ ENM에 따르면 tvN은 올해 1~8월 평일 오후 9시 프라임 시간대에서 2049 타깃 평균 시청률 전 채널 1위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 기준으로는 35주 연속 주간 화제성 톱10 프로그램을 기록한 유일한 채널이었고, 톱10에 진입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수도 가장 많았다.
상반기 합작 누적 디지털 조회수의 경우 드라마가 82억7000뷰, 예능이 59억뷰를 기록했다. 특히 드라마 ‘언더커버 미쓰홍’, ‘오싹한 연애’, ‘스프링 피버’ 등은 공개 당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tvn은 이 같은 성과를 발판 삼아 하반기에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다. 순수 창작 극본과 기존 IP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기세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포문은 내달 10일 첫 방송하는 tvN 20주년 특별기획 ‘100일의 거짓말’이 연다. 1930년 밀정이 된 경성 최고의 소매치기와 조선총독부 엘리트 통역관이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로맨스다.
배우 김유정이 조선총독부 통역생으로 위장 잠입한 밀정 이가경 역을, 박진영이 총독부 통역관 김태웅 역을 맡아 제작 단계부터 높은 관심을 모았다. ‘100일의 거짓말’ 제작을 총괄한 장신애 스튜디오드래곤 CP는 “일제가 심은 밀정이 아니라 독립군이 적의 심장부에 심은 밀정이라는 역발상이 신선했다”며 “그 시대를 견뎌낸 분들이 있기에 지금 우리가 있는 묵직한 감동과 울림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같은 달 19일 첫 방송하는 ‘나의 유죄인간’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된 안하무인 재벌 3세 윤이준과 그의 수행비서로 잠입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 강재희의 이야기다. 배우 임시완과 설인아가 주연을 맡았다. 김호준 CJ 스튜디오스 CP는 “로맨스와 스릴러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것이 장점”이라며 “매우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재희 역을 맡은 설인아에 대해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이 20년 가까이 남장 로맨스의 대명사였다면, 이번에는 강재희로 바꿔보자고 했다”고 밝했다. 임시완에 대해선 “캐스팅이 경계심 많은 고양이 마냥1년 가까이 걸렸다”며 “익숙하지 않지만 빠져드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2월 공개 예정인 ‘기프트’는 야구에 판타지를 더한 작품이다.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불의의 사고 이후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 전 프로야구 투수코치가 전국 꼴찌의 덕천고 야구부 감독으로 부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우빈이 덕천고 야구부 감독 정민용을 연기한다.
함승훈 감독은 “감독이 선수의 능력을 알아보는 판타지적 요소, 현실 세계의 냉혹함에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안에서 울고 웃을 수 있는 성장기가 핵심”이라며 “야구팬이 봐도 ‘야구 드라마가 맞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예능 ‘무쇠소녀단’과 ‘언더커버 셰프’는 기존 세계관을 새롭게 이어간다.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무쇠소녀단’은 철인 3종과 복싱에 이어 쇼트트랙에 도전한다. 설인아, 금새록, 한지현, 연우가 개인전 뿐만 아니라 계주에 도전해 생활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방글이 PD는 “쇼트트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응원을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쇼트트랙을 생활체육으로도 배울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직접 했을 때 느껴지는 짜릿함, 어려움, 뜨거움을 함께 전달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언더커버 셰프’는 스핀오프로 돌아온다. 샘킴, 정지선, 권성준 셰프가 만났던 해외 현지 식당 셰프들이 반대로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홍진주 PD는 “이번엔 셰프님들이 우리나라에서 현지 셰프님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일정을 셰프님들이 짜주셨다”며 “셰프님들의 성격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고, 각 지역 셰프님들의 차이에서 오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제작진은 K-콘텐츠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 받을 수 있는 비결로 대중성과 완성도를 꼽았다.
김호준 CP는 “할리우드 등 해외 콘텐츠는 감정보다는 논리와 스케일에 집중해서 설명하려는 반면 K-드라마는사람과 감정을 다루는 데 집중해 왔다”며 “K-드라마 속 캐릭터들은 어떻게든 상황을 개선하려고 하고, 납득하려고 애쓴다. 그런 한국인 특유의 능동성과 끈끈한 정서가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한 판타지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신애 CP도 “인물들의 서사와 감정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K-드라마 특유의 디테일은 국경을 불문하고 소통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글로벌을 겨냥한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좇는 게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기획과 높은 완성도 역시 K-콘텐츠의 장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호준 CP는 tvN 콘텐츠만의 장점을 묻는 질문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김 CP는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있는 보편적인 콘텐츠이면서도 퀄리티를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tvN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자칫 익숙해 보이는 소재도 캐릭터와 완성도로 타파하려는 끈기 있는 제작자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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