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영화관에서 시·청각 장애인 음성·자막 제공해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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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영화관에서 시각 및 청각 장애인들을 위한 음성 서비스와 자막 등 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차별 행위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나아가 영화관들의 재정 부담을 이유로 일정 규모 이상의 상영관 등 편의 제공의 범위와 횟수를 제한하라고 한 하급심 판결은 부당하다며 심리를 다시 하도록 했다.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3일 시각장애인 김모씨 등 2명, 청각장애인 오모씨 등 2명이 CJ CGV·롯데컬처웍스(롯데시네마)·메가박스중앙을 상대로 낸 차별구제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장애인들의 상고를 인용, 원심의 원고 패소 부분을 깨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장애인인 원고들이 이해하도록 선고에 수어 통역을 지원했고, 대법원에서는 처음으로 핵심을 쉽게 풀어 쓴 ‘이지-리드(Easy-Read)’ 판결서를 제공했다.

김씨 등 4명은 지난 2016년 2월 CGV 등 영화관 3사가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자신들에게 정당하게 제공해야 할 편의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2011년 개봉작 ‘도가니’가 청각장애인의 인권 침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청각장애인들은 볼 수 없었다”며 “시각장애인에게는 화면 해설을, 청각장애인에게는 한글 자막과 FM 시스템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문화·예술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고려하지 않는 기준을 적용해 제한·배제·분리·거부하는 등의 차별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또 같은 법 21조 1항 등은 문화·예술사업자 등이 장애인들에게 ‘정당한 편의’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정한다.

1심은 김씨 등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그들이 요구한 대로 편의를 제공하라고 명했다.

항소심은 영화관들이 차별 행위를 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영화관들의 “재정 부담”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상영 방식별로 편의를 제공하는 범위에 제한을 걸었다.

구체적으로 복합상영관 내 모든 상영관의 총 좌석수가 300석을 넘는 경우, 1개 이상 상영관에서 ‘총 상영 횟수의 3%’ 만큼만 화면해설·자막 등을 제공하라고 했다.

모든 관객이 화면 해설 등을 접할 수 있는 ‘개방형’ 방식으로 할 지, 이어폰 등을 이용해 개별 이용자만 듣게 하는 ‘폐쇄형’ 방식으로 할 지는 영화관의 선택에 맡겼다.

장애인들과 영화관들은 모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화면해설·자막, 이를 수신할 수 있는 기기와 서버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 차별행위라는 1, 2심의 판단에 수긍해 영화관들의 패소 부분을 확정했다.

나아가 “원심이 개방형 상영방식과 폐쇄형 상영방식 각각에 상영 횟수와 상영관의 범위 기준을 중첩적으로 적용한 것은 영화관의 재정적 부담만을 과도하게 고려한 것에 해당해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장애인이 장애인 아닌 사람과 동등하게, 더 나아가 장애인 아닌 사람과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영화관의 재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수단은 없는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지난 3월에도 시각장애인들이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인 이베이코리아(G마켓), 이마트, 롯데쇼핑(롯데ON) 등을 상대로 낸 3건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웹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03_000377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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