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둥이 짜시꺄”…’석모리왕골단’이 엮어온 완초공예의 시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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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송둥이 짜시꺄.”

강화도에서 완초공예가 활발하던 시절,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안부를 물었다. “완초로 짠 함을 만들고 있느냐”는 뜻의 이 말에는 일상의 노동과 공동체의 삶이 함께 담겨 있었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은 24일부터 7월 12일까지 서울 인사동 KCDF갤러리 제1전시실에서 완초공예 전승 공동체 ‘석모리왕골단’의 전시 ‘송둥이 짜시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공진원이 주관하는 ‘2026 공예주간’과 연계해 마련됐다. 강화도 석모리에서 이어져 온 완초공예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전통 기술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조명한다.

전시의 주인공은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한 사람이 아닌, 완초공예를 배우고 이어가기 위해 모인 18인의 공동체 ‘석모리왕골단’이다. 단체명은 완초공예의 재료인 왕골과 기술을 전수받은 터전인 석모리, 그리고 공동체를 뜻하는 ‘단’을 결합해 만들었다.

민화와 라탄공예, 가구조형, 디자인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해온 구성원들은 완초공예라는 공통의 기술 아카이브를 공유하며 전통 기술의 전승과 현대적 재해석을 함께 시도하고 있다.

전시 제목인 ‘송둥이 짜시꺄’는 완초공예가 지역 경제와 공동체 문화를 지탱하던 시절의 인사말에서 가져왔다. 당시 완초를 엮는 일은 곧 하루의 일과이자 생계 수단이었다. 전시는 이러한 기억을 바탕으로 과거 장인들의 작업 과정과 완초라는 재료의 특성, 그리고 이를 오늘의 방식으로 이어가는 공동체의 현재를 하나의 서사로 풀어낸다.

전시 공간은 ‘강화도 완초공예가의 하루’를 주제로 아침과 낮, 저녁, 밤의 시간 흐름에 따라 구성됐다. 입구에는 말리기 위해 매달아 놓은 왕골이 관람객을 맞이하며 과거 완초공예가들의 작업 풍경을 재현한다.

아카이빙 공간에서는 재료를 다루는 손길과 생활의 흔적을 사진과 실물 자료로 소개한다. 체험 공간에서는 완초를 꼬는 작업인 ‘군일’을 직접 경험하며 과거 공동 작업의 방식을 몸으로 느껴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전통 기법으로 제작한 함과 접시, 방석을 비롯해 색채와 형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응용 작품 등 50여 점이 선보인다. 스툴과 모빌, 오브제는 물론 자연석과 꼰날을 결합한 조형 작업, 화문석에 이르기까지 완초공예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 기간 중에는 국가무형유산 완초장 이수자 박순덕의 ‘신랑각시 무늬 함 뚜껑 짜기 시연’도 진행된다. ‘신랑각시 무늬’는 1970~1980년대 혼수품으로 제작되던 완초공예 함에 즐겨 사용된 전통 문양으로, 당시 혼례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상징적 요소다.

김경배 공진원장은 “이번 전시는 한 사람의 기술이 아니라 강화도 한 마을의 시간과 공동체가 만들어 온 완초공예의 결을 보여주는 자리”라며 “공예주간과 함께 더 많은 관람객이 완초공예의 매력을 발견하고 전승의 흐름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24_0003681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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