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흐려지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시선까지 대신하는 시대. 미디어 작가 김희천(37)이 기술 속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존재와 감각을 파고든다.
서울시립미술관은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서울시립 서서울미술관에서 미디어 작가전 ‘김희천: 두더지들’을 개최한다.
서서울미술관이 한국 동시대 주요 미디어 작가를 집중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미디어 작가전’의 첫 전시다. 김희천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기도 하다.
김희천은 영상과 게임, 건축, 영화, 문학의 언어를 넘나들며 기술이 인간의 시간과 공간, 감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2023년 이후 근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신작 게임과 영상, 사진 등도 처음 공개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두더지’는 신작 ‘레몬'(2026)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작품은 기존 작업 ‘커터3’와 ‘더블포져’의 이스터 에그로 등장했던 두더지가 두 작품 사이를 땅굴을 파며 몰래 오가고 있었다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두더지 ‘버터’가 주인공인 가상의 비디오 게임 ‘버터3’의 플레이를 따라 전개된다.

두더지는 기술에 포획된 환경에서 빠져나가려는 염원을 상징한다. 동시에 기술에 의해 하나로 규정되고 고정되는 ‘나’를 흔드는 존재다.
또 다른 신작 ‘말린'(2026)은 생성형 AI로 제작한 4채널 영상이다. AI 이미지가 범람할 근미래의 이미지 생태계와 그 속에서 달라지는 인간의 인식과 시점을 들여다본다.
게임 엔진 유니티(Unity)로 제작한 자동 재생 게임 ‘블포져'(2023)와 ‘커터3′(2023)도 선보인다. 게임 엔진을 새로운 무빙 이미지 제작 도구로 활용해 정보화된 세계에서 변화하는 시간성을 보여준다.
사진 작업 ‘.dng'(2026)도 공개한다. 김희천이 2023년부터 휴대전화로 촬영한 사진 5841장 가운데 120여 점을 골랐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미디어 작가전은 서서울미술관이 뉴미디어 특화 미술관으로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동시대 한국 미디어 작가를 선정해 개인전을 개최하는 기획 전시”라며 “동시대 기술환경과 시각문화에 대한 비평적 관점이 담긴 김희천의 작업을 통해 근미래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무료다.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작품 해설은 매일 오후 2시에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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