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먹는 것은 생명과 하나 되는 수행”…사찰음식, 미래 식문화의 대안으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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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사찰음식을 먹는 것은 생명을 먹는 일이 아니라 생명과 하나가 되는 수행 과정입니다. 수행자들의 일상의례인 발우공양은 고유한 방식을 지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대중 식사법으로 그 형식과 내용에는 자연에 대한 불교적 세계관과 생명에 대한 가치, 베풂과 나눔의 미덕이 총체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사찰음식 명장이자 진관사 회주인 계호 스님은 20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열린 ‘2026년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엄’에서 사찰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수행과 생명 존중의 철학이 담긴 문화유산임을 강조하며, 전통 전승과 현대적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이 이날 개최한 ‘2026년 사찰음식 국제학술 심포지엄’은 ‘음식의 미래 변화와 사찰음식’을 주제로 사찰음식 국가무형유산 지정 1주년을 기념하고 지속 가능한 음식문화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계호 스님은 사찰음식에 대해 “불살생의 자비심을 바탕으로 음식을 먹는 행위를 생명과 하나 되는 수행의 과정으로 보는 식생활 문화”로 정의하고 수행자들의 일상의례인 발우공양을 “자연에 대한 불교적 세계관과 나눔의 미덕이 집약된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식사법”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2000년대 전후를 기점으로 일어난 사찰음식 문화의 과거와 현재 변화를 조리 공간, 조리 공간의 식의례, 의례적 연속성, 먹는 공간, 식의례 및 방식, 먹는 때, 먹는 태도, 맛의 인식, 교육 대상, 습의의 변화, 공양주 소임, 음식 종류와 조리법, 식재료 확보, 음식물 쓰레기, 외부 교류 등 15가지 항목으로 비교 분석했다.

스님의 분석에 따르면 과거 재래식 공양간에서 가스·전기를 사용하는 현대식 입식 공양간으로 조리 공간이 변하고, 대방 중심의 식사 공간이 현대식 식당으로 대체되는 등 외형적 변화가 일어났다. 음식 종류도 계절 음식 위주의 일식삼찬을 고수하던 것에서 다양한 식재료와 조리법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교육 대상도 과거 스님 중심의 습의 교육에서 일반인과 청소년, 템플스테이 참가자 대상의 체험 교육으로 확대됐다.

계호 스님은 이러한 변화에서 조왕탱화 봉안 및 조왕불공 전통, 비시식 진언을 외우는 식사 시간의 흐름, 음식물 쓰레기를 거의 남기지 않는 절제의 전통 등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계호 스님은 진관사 어린이 발우공양 체험 후기를 소개하면서 “미래 세대가 불편한 자세나 느린 속도, 예법 등을 이유로 발우공양을 낯설게 느끼기도 하지만, 이 불편함은 자신과 주변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일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계호 스님은 사찰음식 문화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5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편리함과 기능성에 맞춰 진화하되 불교 의례 문화로서의 문화적 깊이 유지, ▲수행식으로서의 정체성과 허용 범위를 승가 내부의 시각에서 정립,▲ 탐심 없는 소식(小食), 채소 중심의 소식(素食),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미소(微笑) 운동 실천, ▲전통 사찰 식문화와 서구식 편의성을 융합한 체험 확대 및 불교적 가치관 정립, ▲’전통사찰음식문화 전승 사찰’ 지정 및 전통 공양간과 장독대에 대한 지리적 표시제 도입 등이다.

대한불교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장 일화 스님은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사찰음식은 기후 변화와 식량 불균형이라는 현대 사회의 모순을 극복할 수 있는 식문화의 근본적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다”며, “자연 친화적 생산과 절제의 식문화가 지구 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밝히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미국 요리명문학교 CIA(The Culinary Institute of America)의 예룬 그레벤 부총장도 축사를 통해 “음식은 사람과 문화를 하나로 연결하는 보편적 언어이자 삶 그 자체”라며, “한국 사찰음식이 지닌 전통과 철학은 미래 세계 조리 교육과 미식 문화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미국 CIA 양종집 교수를 비롯해 이탈리아 미식과학대학교 마달레나 보르사토 박사, 일본 요시무라 쇼요 스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공만식 교수의 발표와 종합토론이 이어지며 사찰음식이 가진 미래의 가치를 다뤘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820_0003756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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