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백화점·해변…쉼이 있는 곳, 불교가 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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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명상은 도심 공연장과 백화점으로 들어왔고, 템플스테이는 해변으로 나갔다. 재즈와 국악이 어우러진 선명상 음악회가 열리는가 하면, 백화점 차명상 체험 팝업스토어는 조기 마감됐다. 동해안 해변에서는 서핑복 차림의 청년들이 스님과 함께 파도를 가른다.

불교가 산사와 법당을 벗어나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있다. 전통적인 법회나 강연 대신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 라이프스타일 상품 등 대중 문화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변화는 정신건강과 자기돌봄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높아진 명상과 수행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도 맞닿아 있다.

신대승네트워크의 ‘명상·수행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명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상을 시작한 이유로는 ‘스트레스 완화 및 심리적 안정’이 44%로 가장 높았던 반면, 종교적 수행 목적은 9%에 그쳤다. 무종교인 역시 54%가 명상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보고서는 명상이 특정 종교의 수행을 넘어 현대인의 정신건강과 자기돌봄을 위한 생활 실천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대와 30대의 명상 경험률은 각각 66%, 63%로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이들은 명상을 종교적 의무가 아닌, 일상적인 스트레스 관리와 심리적 안정, 자기돌봄을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였다.

불교계가 최근 ‘선명상’의 대중화와 문화 콘텐츠 융합에 공을 들이는 이유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있다. 수행 공간을 종교적 장소에 가두지 않고, 대중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문화적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음 달 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나를 찾아가는 길’은 재즈와 국악, 선명상을 결합한 공연이다.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이 총연출을 맡아 음악과 명상, 감정 치유 세션을 하나의 무대로 엮었다.

백화점도 불교문화가 스며든 공간 중 하나다.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한국 전통불교문화 체험 행사 ‘템플위크(TEMPLE WEEK)’에서는 차명상과 사찰음식 체험 프로그램이 조기에 마감됐다. 연꽃등 만들기와 합장주 만들기 등 체험 행사에도 젊은 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차를 마시며 호흡과 감각에 집중하고 잠시 일상을 멈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종교 시설을 찾지 않더라도 생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불교 외연은 소비 영역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불교문화 브랜드 ‘붓쯔(BUDDHZ)’는 지난 19일 사찰 경내가 아닌 도심에 상설 매장을 열었다. 의류와 문구, 생활용품 등에 전통 문양과 불교적 상징을 감각적 디자인으로 재해석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사찰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강원 양양 낙산사는 서핑과 템플스테이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참가자들은 동해 바다에서 서핑을 즐긴 뒤 사찰에서 명상과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수행과 레저를 결합한 이색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트렌드가 곧바로 종교 인구 증가나 신행 활동 확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명상과 수행을 경험하려는 수요가 종교의 경계를 넘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가 공연장과 백화점, 해변, 도심 상점 등 다양한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변화다.

공연장과 백화점, 해변으로 나온 불교는 수행과 명상을 일상 속 경험으로 풀어내며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19_0003675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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