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한이재 기자 = “관람하시는 분들이 ‘어떤 장면이 가장 임팩트 있었다’ 보다는 공연은 시간 흐름이니까 매순간 다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2026년 봄 궁중문화축전 개막제 총감독을 맡은 양정웅 연출가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 청우정에서 올해 축전 개막제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한국 전통과 현대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축제를 예고했다.
궁궐은 양 감독에게 제약이자 동시에 매력을 가진 장소다. 그는 “문화유산을 잘 보존해야 하는 곳이니까 다른 데 보다 연출에 훨씬 제약이 많았다”라면서도 “오히려 제약을 상상력으로 치환하는 과정을 좀 재밌게 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K-콘텐츠가 전 세계에 사랑받고 있는 현상에 집중했다. 레이저 아트나 미디어 파사드와 같은 외국적 요소들을 개막제 공연에 접목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궁, 예술을 깨우다: 하이퍼 팰리스’를 주제로 잡았다.
양 감독은 이런 융합이 본인의 강점이라고 했다. 연극을 기반으로 오페라, 뮤지컬, 미디어 아트, 영화 등을 넘나든 그이기에 장르와 경계를 무너뜨리는 데 자신 있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공연을 준비하는 예술가들과도 적극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고궁에서 느껴지는 느낌과 관객들이 같이 섞여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제 특기이자 장기죠.”
개막제 준비에 있어 가장 큰 도전으로 근정전 공사로 인해 흥례문으로 장소를 바꾸게 되면서 구상을 많이 바꾼 일을 꼽았다. 다만 ‘카멜레온’처럼 주어지는 환경에 계속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24일 진행되는 개막제에서 그는 경복궁 흥례문 어도 위에 원형 무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흥례문에 미디어 파사드가 펼쳐지는 가운데, 궁중 예인들과 관련된 공연으로 무대가 꾸며질 예정이다.
거문고 연주자 허윤정과 무용가 최호종이 협업한다. 국립무용단이 ‘몽유도원무’를 공연하고, 아쟁 연주가 최혜림과 노아소년소녀합창단은 ‘오나라’로 관객들을 만난다. 국립국악원은 ‘향아무락’을 펼친다.
전통문화를 새롭게 불러내는 공연도 준비됐다. 디제이가 전자 댄스 음악(EDM)을 재생하는 가운데 어도를 런웨이로 삼아 외국인 모델이 한복을 입고 패션쇼를 선보인다. 래퍼 우원재가 ‘강강술래’를 재해석하고 안무가 훅의 아이키가 봉산탈춤을 선보인다.
“개막제가 전통만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가 뒤섞여서 영감을 줄 수 있는 자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대상에는 외국인도 포함된다. “모든 프로그램이 외국인이 봐도 손색없어요.” 몸짓을 많이 살렸고, 힙합이나 스트리트댄스, 패션쇼와 디제잉 등 친숙한 요소를 통해 외국인도 마음의 장벽을 낮추고 우리 전통과 만날 수 있게 기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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