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가만히 서 있는 법’까지 검색해봤죠”…리헤이의 뮤지컬 도전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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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많이 부족하지만, 불도저처럼 밀고 가야겠단 생각으로 여기까지 왔어요. 뮤지컬을 선택한건 단 하루도 후회한 적 없어요.”

뮤지컬 ‘시지프스’에 출연 중인 배우 리헤이는 6일 서울 종로구 오차드연습실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댄스 크루 코카앤버터, 범접으로 활동하며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던 그는 이번 작품으로 첫 뮤지컬 무대에 올랐다.

지난달 16일 개막한 ‘시지프스’는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그리그 신화 속 ‘시지프’와 엮어, 무너져 버린 세상 속 버려진 네 명의 배우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뮤지컬이라는 예술을 정말 존경한다는 감정을 갖고 있었어요. 노래, 움직임, 목소리, 표정, 손끝 하나하나까지 정말 다 하시잖아요. 저도 진지하게 잘 준비해서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PD님이 연락을 주셨을 때 ‘잘하든 못하든 춤출 때처럼 무조건 해야지, 불도저같이 밀고 나가야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연습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연출님이 ‘가만히 서 있어 보자’고 하셨는데, 춤을 출 때는 가만히 서 있지 말아야하고 꽉 채우는게 내 춤 스타일이다보니 가만히 있는걸 못하겠더라”라고 털어놨다.

멘털이 흔들릴 때마다 포털과 챗GPT에 ‘가만히 서 있는 법’을 검색했다고도 했다.

“챗GPT가 ‘발가락에 힘을 주라’고 하더군요. 한 곳을 바라보는 방법, 입을 다물고 있는 방법, 코로 숨쉬는 방법 같이 단순한 것부터 검색하며 해 나갔어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수준급 노래 실력을 뽐낸 그였지만, 작품 출연을 앞두고 발성은 물론 시선 처리, 호흡 방법까지도 다시 익혀야 했다. 그 과정에서 먼저 ‘프리다’로 뮤지컬에 도전했던 댄서 아이키가 그에게 길잡이가 되어 줬다.

리헤이는 “아이키 언니가 좋은 시작을 해준 덕분에 내가 뮤지컬을 하게 됐을 때 (사람들의) 거부감이 덜했던 것 같다”며 “‘실망감을 드리면 어쩌지’하는 무서움과 공포가 있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연기 같은 것에 대한 부담이 몇 배로 와닿아서 작품에 들어가기 2개월 전부터 모든 넘버와 대사를 외웠다”고 말했다.

그래도 힘이 들 땐 아이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아이키 언니가 멘털 케어를 정말 많이 해줬어요. 언니가 ‘나도 그랬다’면서 위로해줬죠.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 게 장점인 사람이다, 춤 출 때처럼 참고 가라, 작품에 스며드는 좋은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어요.”

‘시지프스’에서 배우들은 ‘이방인’ 속 뫼르소, 엄마, 관리인, 재판관 등 여러 인물을 연기하며 그들이 느끼는 슬픔과 고독, 혼란과 피로 등을 그려낸다.

박선영, 윤지우와 함께 포엣 역을 맡은 리헤이는 거친 남성의 레몽과 뫼르소의 엄마, 연인 마리 등을 연기한다.

“제일 어려운 건 엄마다. 엄마가 되어보지 못해서 100% 소화할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최대한 가까워지려고 한다”는 리헤이는 레몽을 연기할 때는 ‘춤추는 리헤이’의 장점을 한껏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레몽 무대를 할 때는 그날 감정에 따라 매일 다른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 데서 내가 댄서라는 걸 활용할 수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공연을 거듭하면서 작품의 메시지에 대해서도 더 깊게 생각하고 있다. 작품의 모티프가 된 신화 속 시지프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고행을 반복한다.

리헤이는 시지프스가 굴려 올리는 돌을 두고 “10년 뒤의 나”라고 했다.

“아무리 힘들어도 (미래를 향해) 계속 돌을 굴리는 게 춤을 처음 시작한 20대의 저와 같다.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도, 무명일 때도 있었는데 계속 돌을 굴렸다. 안 좋은 일이 지나면 반드시 좋은 일이 올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극 중 ‘우리의 삶은 우리의 돌을 끌어안고 사랑하자’는 대사가 있는데, 정말 제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 같아요.아무리 힘들어도 돌을 놓지 않고, 계속 사랑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 그 대사를 할 때마다 나를 토닥이는 기분이 듭니다.”

리헤이의 강점은 ‘움직임이 좋은 배우’라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공연이 끝날 때는 자신의 진심까지 전해지길 바라고 있다.

“‘몸을 잘 쓰는 배우’라는 말은 평생 듣고 싶어요. 그리고 공연이 끝날 때쯤엔 ‘진실성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예술을 정말 사랑하고 있구나, 진실하게 다가가고 있다’는 걸 느껴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지프스’는 3월 8일까지 YES24 스테이지 2관에서 공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 출처 :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106_0003467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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