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붉은 불길에 액운 모두 타오르길.”
‘2026 금호강 정월대보름 축제’가 열린 3일 오후 4시께 대구 북구 산격야영장.
전날 많은 비가 내리며 행사장 일부에는 진흙이 남아 있었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었다.
행사 주최 측인 북구문화원은 질척이는 흙길로 인한 미끄럼 사고를 막기 위해 달집으로 향하는 동선 곳곳에 야자수 섬유로 만든 ‘코이어 매트’를 깔아 안전을 확보했다.
흐린 하늘 아래 쌀쌀한 바람이 불었지만 시민들은 두툼한 외투 챙겨 입고 대보름의 정취를 즐겼다.
이날 축제는 축하마당, 체험마당, 달빛마당, 먹거리마당 등 4개 구역으로 꾸며졌다. 무태농악단의 길놀이가 흥을 돋우며 서막을 알렸고, 난타 공연과 성악 중창, 외줄타기, 국악 공연이 이어지자 관람객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소원지 부스에서 펜을 든 시민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구암동 주민 최지은(39·여)씨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했으면 좋겠고,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해가 저물 무렵 시민들은 행사 하이라이트인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보기 위해 달집 앞으로 모여들었다. 대형 구조물에 투사된 빛과 영상이 달집과 어우러지자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어 “5, 4, 3, 2, 1” 카운트다운과 함께 점화식이 시작됐다. 주민들의 소원지가 매달린 달집에 불이 붙자 붉은 불길은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치솟았다.
시민들은 두 손을 모아 한 해의 소망을 빌거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장관을 담기에 분주했다.
침산동 주민 이모(47)씨는 “달집 불꽃은 매년 큰 위로가 된다”며 “올해는 사업이 번창하고 지난해 힘들었던 일들은 모두 타버렸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올해 달집은 산불 등이 우려돼 지난해보다 3m 낮은 10m 규모로 조성됐지만, 전통 세시풍속에 미디어 연출을 더해 세대를 아우르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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