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부활절인 5일 전국 성당과 교회에서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미사와 예배가 진행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정오 명동성당에서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주례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거행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명동성당에서 열린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 강론 중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서 “전쟁과 긴장 속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기억하며, 불안 속에 살아가는 이들, 그리고 양심에 따라 살아가려는 모든 이에게도 주님의 위로와 희망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한다”며 “고통받는 모든 이를 기억하며 기도하고 연대해야 한다. 특별히 전쟁과 폭력 속에서 생명의 위협을 겪는 이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주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인간 존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인공지능을 비롯한 모든 기술은 인간을 소외시키는 도구가 아니라 서로를 연결하고 생명을 살리는 데 봉사해야 한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자리에서 생명을 지키고 살리는 길을 선택할 때, 부활하신 주님과 더욱 깊이 함께하게 된다”고 역설했다.
서울대교구는 전날 예수 부활의 밤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야 미사’를 진행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날 오후 ‘2026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를 진행했다. 72개 교단이 참여하는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대회장은 이영훈 목사가, 설교는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정석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이 맡았다.
이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인류 역사 최대의 기적”이라며 “절대 절망을 절대 희망으로 바꾼 위대한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라고 정의했다.
특히 이 목사는 한국교회의 철저한 자기반성을 주문했다. 그는 “물량주의, 교권주의, 개교회주의로 사분오열되어 사회적 신뢰를 잃은 한국교회가 모든 잘못을 통회자복하고 회개해야 한다”며, “다시 하나 되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고, 이 땅과 열방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거룩한 공동체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예배에는 이재명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정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박승렬 총무 등 종교계 인사들도 함께했다.

부활절 연합예배 준비위원회는 이번 예배에서 ‘통일 이후 북한 교회 회복을 위한 7원칙’을 공식 채택했다. 이 원칙에는 ▲북한 지하교회를 재건의 주역으로 삼음 ▲한국교회의 주도적 태도 지양 및 섬김의 자세 견지 ▲개교단주의 포기 및 ‘한국 기독교’ 이름의 단일한 회복 추진 등이 포함됐다.
김정석 대표회장은 앞서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어둠에서 빛으로, 절망에서 소망으로, 분열에서 하나 됨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전쟁과 테러, 분열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의심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예수님의 빛을 따라 전진하는 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평화와 생명의 세계를 위해 일하는 것이 부활의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고귀한 사명”이라며 “전쟁이 그치고 죽임당하는 사람들에게 부활의 은총이 있기를 빈다”고 밝혔다. 이어 “평화협정을 통해 영구적인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염원한다”며 “한반도의 평화는 온 세계에 평화의 물결을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026 세계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가 일산 킨텍스에서 한국기독교연합(KCA)의 주최, 기독교지도자연합(CLF)의 주관으로 열렸다. 이 예배에는 각국 교단 지도자들의 부활절 영상 메시지, 그라시아스합창단의 부활절 콘서트, 찬양, 설교가 이어졌다.

전날에는 광화문광장에서 부활절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한교총이 주최하고 CTS기독교TV 등이 주관한 이 행사에는 약 40개 팀 8000여 명이 참여해 ‘약속의 시작’, ‘고난과 부활’, ‘한반도와 복음’, ‘미래의 약속’ 등 4막 14개 장면을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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